블랙록(BlackRock)은 전 세계 금융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산운용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온도 파이낸스(Ondo Finance)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통 금융상품을 디지털화하는 혁신적 기업입니다. 이 두 기업이 최근 몇 년간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협력하면서, 전통 금융(TradFi)과 탈중앙 금융(DeFi)의 융합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BUIDL 펀드와 OUSG 토큰을 중심으로 한 협력 구조는 디지털 ETF와 온체인 자산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블랙록과 온도 파이낸스의 파트너십 구조,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역할, 규제 환경에 미친 영향까지 폭넓게 분석합니다.
블랙록과 온도 파이낸스의 협업 구조 (BUIDL, OUSG, MakerDAO)
2024년 3월, 블랙록은 자사 최초의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머니마켓 펀드인 BUIDL(USD Institutional Digital Liquidity Fund)를 공개했습니다. 이는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상에서 운용 가능한 형태로 만든 최초의 사례 중 하나이며, 투자자는 토큰 형태로 펀드 지분을 보유하게 됩니다. 이 펀드는 미국 국채 및 현금성 자산에 투자되며, 안정적인 수익률과 빠른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온도 파이낸스는 이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OUSG (Ondo Short-Term U.S. Government Bond Fund)라는 온체인 채권 토큰을 발행했습니다. OUSG는 블랙록의 BUIDL 펀드에 투자된 자산을 기반으로 하며, 디파이 투자자들에게 미국 국채에 준하는 안정성과 수익률을 제공합니다. 특히 OUSG는 24시간 즉시 상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온체인에서도 실시간 유동성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양사의 협력은 기술적인 차원을 넘어 MakerDAO(현재 Sky)와의 공동 프로젝트로 이어졌습니다. 2024년 9월, 블랙록, 온도 파이낸스, 시큐리타이즈는 MakerDAO의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sUSDS의 담보자산으로 OUSG를 도입하기 위한 제안을 공동으로 제출했습니다. 이는 디파이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에 실물 기반 자산을 통합한 사례로, 디지털 자산 시장의 안정성과 제도권 연계 가능성을 크게 확장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디지털 ETF와 멀티체인 확장 전략 (이더리움, RLUSD, 리플)
블랙록의 BUIDL 펀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작되었으나, 이후 폴리곤, 아비트럼, 옵티미즘, 앱토스, 아발란체 등 다양한 블록체인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이러한 멀티체인 확장은 디지털 ETF가 단일 체인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했습니다.
온도 파이낸스는 이러한 멀티체인 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맡았습니다. OUSG 토큰은 현재 여러 체인에서 지원되며, 블록체인 간 상호운용성을 고려한 설계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높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2025년 초에는 리플(XRP Ledger)과의 협력을 통해 RLUSD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OUSG 거래 및 상환 기능도 구현했습니다. 이로써 사용자는 RLUSD를 입금하면 실시간으로 OUSG를 수령할 수 있고, 반대로 OUSG를 즉시 RLUSD로 상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전통 ETF 시장에서 불가능한 실시간 거래 및 유동성 공급을 가능하게 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진화를 이끄는 기술적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RLUSD, USDC 등 스테이블코인과의 연계는 자산 토큰화가 단순 투자 수단을 넘어서 금융 생태계 전반의 결제, 정산, 담보 등 다양한 기능을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시장 반응과 규제 환경 변화 (SEC, KYC, 제도권 유입)
블랙록과 온도 파이낸스의 협업은 단기간에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BUIDL 펀드는 출시 3개월 만에 운용자산(AUM)이 5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이 중 약 38%는 온도 파이낸스를 통해 유입된 자금입니다. 이는 기관 자금이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 본격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온도 파이낸스의 거버넌스 토큰 ONDO의 가격은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시장이 두 기업의 협력에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이러한 협업은 규제 당국의 시선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블랙록의 펀드는 시큐리타이즈를 통해 투자자 신원 확인(KYC), 투자 자격 확인, 거래 기록 관리 등의 규제 요건을 충족하며 발행되고 있습니다. 시큐리타이즈는 미국 FINRA 등록 중개 딜러이자 전자증권 등록기관으로, 블랙록은 여기에 직접 투자도 진행했습니다. 이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이 기존 법 체계 내에서도 운영 가능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선례입니다.
이와 함께, SEC와 같은 금융 규제 기관들도 온체인 증권, 디지털 ETF 등 새로운 자산 형태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토큰 증권법 제정에 착수했습니다. 블랙록 CEO 래리 핑크가 “토큰화는 금융 혁신의 핵심”이라고 밝힌 바와 같이, 규제 친화적 토큰화는 앞으로 글로벌 자본 흐름을 재편할 중요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결론: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의 융합 모델이 되다
블랙록과 온도 파이낸스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파트너십을 넘어 미래 금융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델입니다. 전통 자산운용사가 탈중앙 플랫폼과 손잡고 디지털 자산을 온체인에서 운용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BUIDL과 OUSG 같은 실물 기반 디지털 자산은 이를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투자자는 더 낮은 진입 장벽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할 수 있고, 디파이 생태계는 기관급 유동성을 확보하며, 규제 당국은 새로운 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블랙록과 온도 파이낸스의 협력은 금융 역사상 전환점 중 하나로 기록될 수 있으며, 앞으로도 디지털 자산 시장의 중요한 선례로 남게 될 것입니다.